자로가 공자를 따라가다가 뒤에 쳐졌는데. 지팡이로 삼태기를 걸어메고 가는 노인을 만났다. 자로가 물었다. "선생께서는 저희 선생님을 보셨습니까?"

 노인이 말하였다. "팔다리로 부지런히 일도 하지 않고, 오곡도 분간하지 못하는데, 누가 선생님이란 말이오?" 그는 그 지팡이를 꽂아 세워 놓고는 김을 맸다. 자로가 두 손을 가지런히 맞잡고 서 있자, 자로를 붙잡아 머물도록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먹이고 그의 두 아들을 만나 보게 하였다.

 다음날 자로가 가서 그 일을 아뢰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은자로구나." 그리고는 자로를 시켜 돌아가서 그를 만나보도록 하셨으나, 자로가 그곳에 이르니 이미 떠나 버렸다. 자로가 그 집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관직에 나가지 않는 것은 의로운 일이 아닙니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도 폐기할 수 없는 것인데, 임금과 신하 사이의 도의를 어찌 폐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하고자 하여 큰 윤리를 어지럽히는 것입니다. 군자가 벼슬을 하는 것은 그런 도의를 행하는 것입니다. 도가 행해지지 않음은 이미 알고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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