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금이 자공에게 말하였다. "선생께서 겸손해서 그렇지, 중니가 어찌 선생보다 현명하겠습니까?"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는 한 마디의 말로 지혜롭다고 여겨지기도 하고, 한 마디의 말로 지혜롭지 않다고 여겨지기도 하므로, 말을 신중히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선생님에게 미칠 수 없는 것은 마치 하늘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갈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나라를 맡아 다스리실 경우에는, 말 그대로 백성들을 세워 주면 곧 서고, 그들을 이끌어 주면 곧 그 길로 가며, 그들을 안정시켜 주면 곧 따라 오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면 곧 화목해지게 됩니다. 그분은 살아서는 영광을 누리시고, 돌아가셔서는 애도를 받으실 것이니, 어떻게 그분께 미칠 수 있겠습니까?"
논어/19. 자장
25
24
숙손무숙이 공자를 헐뜯자, (이를 전해 들은) 자공이 말하였다. "그래야 소용없다. 선생님은 헐뜯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의 현명함이란 언덕과 같은 것이라서 그래도 넘어갈 수 있지만, 선생님은 해 달과 같으셔서 넘어갈 수가 없다. 사람들이 스스로 관계를 끊고자 한다 해도, 그것이 해 달에게 무슨 손상이 되겠는가? 다만 자신의 분수 모름을 드러낼뿐이다."
23
숙손무숙이 조정에서 대부들에게 말하기를 "자공이 중니(공자)보다 현명하다"라고 하였다. 자복경백이 이 말을 자공에게 알려주자, 자공이 말하였다. "궁실의 담에 비유하자면 나의 담은 어깨 정도의 높이이므로 집안의 좋은 것들을 엿볼 수 있지만, 선생님의 담은 몇 길이나 되므로 그 문을 찾아내서 들어가지 못하면 종묘의 아름다움과 많은 관리들의 풍성함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 문을 찾아낸 사람은 아마도 적을것입니다. 그러니 그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또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22
위나라의 공손조가 자공에게 물었다. "중니(공자)는 어디에서 배웠나요?"
자공이 말하였다. "문왕과 무왕의 도가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남아 있습니다. 현명한 자는 그 중에서 큰 것을 기억하고 현명하지 못한 자는 그중 작은 것을 기억하고 있으니, 문왕과 무왕의 도는 없는 데가 없습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어디에선들 배우지 않으신 데가 있으시겠습니까? 또한 어찌 일정한 스승이 있으시겠습니까?"
21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의 잘못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다. 잘못을 하면 사람들이 모두 그를 바라보고, 잘못을 고치면 사람들이 그를 우러러 본다."
20
자공이 말하였다. "주왕의 못된 성품이 전해지는 것처럼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군자는 낮은 곳에 머물기를 싫어하는 것이니, 천하의 악이 모두 그에게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19
맹씨가 양부를 사사로 삼자, (양부가) 증자에게 할 일을 의논하였다. 이에 증자가 말하였다. "윗사람들이 도를 잃어 민심이 흩어진지 오래되었다. 만일 범죄의 진상을 알아냈다 하더라도, 슬퍼하고 동정해야지 기뻐해서는 안 된다."
18
증자가 말하였다. "내가 선생님께 들으니 '맹장자의 효도 중에서 다른 것은 가능할지라도, 아버지의 신하들과 정책을 바꾸지 않았던 것은 정말로 하기 어려운 일이다'라고 하셨다."
17
증자가 말하였다. "내가 선생님께 들으니 '(평소에) 스스로 성의를 다하는 사람은 없지만, 부모의 상사에는 반드시 성의를 다해야 하느니라!'라고 하셨다."
16
증자가 말하였다. "당당하구나, 자장이여! 그러나 함께 인을 행하기는 어렵겠구나."